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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6월 1일 오후, 서울 교통경찰관들이 낯선 기계와 고무풍선을 들고 시내 10여 군데 길목으로 나갔다. 음주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최초로 도입한 '주정검지기(酒精檢知器)'라는 장비였다. 입김 한 번 살짝 불면 그만인 오늘과 달리, 반세기 전 주정검지기는 사용법이 꽤 복잡했다. 운전자에게 풍선을 한참 불게 하여 날숨을 상당량 모은 뒤, 약물을 넣은 시험관에 풍선 속 바람을 집어넣어야 했다. 1일의 특별단속에서 음주 운전자 18명이 적발됐다. 장비를 이용한 음주 운전 단속의 역사가 이날 시작된 것이다.

서울 시내에 자동차가 60여대 남짓밖에 굴러다니지 않던 1920년대부터 음주 운전은 있었다. 음주 교통사고는 한 해에 한두 건씩밖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취한 차량의 살인'이 안기는 충격은 오늘보다 훨씬 컸다. 1931년 3월 신의주 큰길에서 술 취한 운전사가 '얼근한 기분으로 스피드를 내다가' 50세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하고 뺑소니치려 했다. 분개한 인근 마을 사람들이 몰려들어 운전사를 집단 폭행하는 대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1955년 3월엔 대낮부터 취한 운전자가 몰던 버스가 다리에서 추락해 38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터졌다(조선일보 1955년 3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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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단속에 측정 장비가 최초로 도입된 1968년, 경찰관이 운전자에게 고무풍선을 불게 하고 있다. 그때의‘주정검지기’는 풍선 하나만큼의 날숨이 있어야 음주량을 측정할 수 있었다. /blog.daum.net/ktw5566
1970년대 들어 '마이카 시대'가 열려 오너 드라이버가 늘면서 음주 운전 사고도 급증한다. 1970년 3월 한 마이카 족이 만취한 채 밤길을 폭주하다 세 차례나 연속 사고를 일으켜 행인을 숨지게 했다. 그는 경찰에서 "취한 머리를 식히려고 차를 몰았다. 뭔가 치었다는 느낌은 들었으나 그다음 일은 모르겠다"는 식의 황당한 진술을 해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이 사고 뒤 신문은 경각심을 불어넣어 주려고 했는지 "케냐에선 음주 운전 하다 사고 내면 사형에 처한다" "산살바도르 법률에 따르면 음주 교통사고 낸 사람은 총살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잇따라 전했다. 그래도 음주 운전은 그치지 않았다. 전국 자동차 숫자가 약 50만 대이던 1979년 한 해엔 음주 교통사고가 2006건이나 발생해 150명이 사망하고 1711명이 다쳤다. 자동차 2000만 대를 넘어선 오늘의 음주 운전 사고가 한 해 2만4000건쯤 되니, 37년 전의 차량당 음주 사고 건수는 오늘의 3.3배나 되었던 셈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당국은 처벌 수위를 높였다. 1980년 8월엔 사고를 내지 않은 음주 운전자가 처음으로 경찰에 구속됐고, 1981년 5월엔 역시 단순 음주 운전자가 기소돼 최초로 실형을 구형받았다. 한동안 음주 운전이 주춤했다. 단속이 엄해지자 1981년엔 술 마신 오너 드라이버를 겨냥한 신종 서비스업이 탄생했다. '운전대행업'이다. 오늘의 대리운전과 비슷하지만, 하루 단위로 계약하여 종일 운전기사 역할을 하는 점이 달랐다. 운전대행사 측은 "차주가 새벽까지 술 마시는 동안 운전사가 밖에서 기다리며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끼는 일을 없앨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요즈음 단풍철을 맞아 지방 유원지 부근의 음주운전이 늘어 경찰이 바쁘다고 한다.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혈액이나 날숨을 채취하지 않고도 피부에 붙여 놓으면 알코올 농도를 알 수 있는 첨단 장치를 개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음주 운전에 대한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캠페인도 아니고 첨단 장치도 아니다. 엄한 처벌만 한 특효약이 없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어진 음주와 단속의 역사가 이런 사실을 분명히 알려주고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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