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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와 그 남자의 사랑이야기 16편 (4)
♥그 여자♥
맞선남이 집에 데려다주고 갔다.
이 남자는 조건도 좋고 성격도 좋고
집안도 좋고 나를 많이 사랑하는 것같다.
결혼을 한다면 평생 편안하겠지...ㅠㅠ

하지만 지금 내가 정말 사랑하는건 그 녀석이라는걸 알았다 ....

내 나이 30대.....
대부분 나이가 들수록 조건을 많이 보겠지만
난 아직도 사랑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라면을 먹어도 좋다.
아까 그 호텔 음식은 맛을 느끼지 못 했다
그 녀석이랑 함께 먹었던 컵라면이
세상에서 가장 맜있었다 ........

아직도 결혼 못한 이유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싶어서...
나는 무엇을 하고 사는가 보다는
누구와 함께 사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

언니들은 맨날 나보고 사랑타령이나 하고
정신 못차린다고 뭐라고 한다.
"니가 10대냐 맨날 사랑타령이나하고 한심하다 한심해
조건은 진짜 안볼거냐??
중국집 배달부하고 결혼 안하면 다행이다."


갑자기 고등학교때 내가 가장 좋아했던 시가 생각났다.

'신경림의 가난한사랑노래'
가난하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가난하기때문에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것을...

그때 그 시를 보며 얼마나 울었던지....
나는 가난때문에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거라 다짐했었다...
시의 주제도 그랬었다 역설적으로.....

누워서 생각하니 이대로는 안될것 같다.
꼭 남자가 여자를 행복하게 해줘야 된다는 법이 있나?
내가 그를 행복 하게 해줄 수도 있지!
둘이서 함께 힘을 합하면 무슨 일이든 못 하겠어??


♥그 남자♥
종종 편의점에서 소주랑 새우깡을 사서 집에서 먹곤 했다.
술을 마시면 그녀가 더 보고 싶어졌다.
그날 한강에서 키스라도 한번 해 봤으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겠다.

그녀와의 키스를 추억으로라도
간직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ㅠㅠ
그녀 얼굴을 계속 생각했더니
얼굴이 뭉개져 잘 안 떠올랐다.
이럴줄 알았으면 사진 이라도 찍어둘걸ㅠㅠ

소주를 사러 동네 편의점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그여자♥
그래! 여자라고 이대로 연락을 기다리고만 있을순 없어
잘못한건 나니까 그의 전화를 기다릴게 아니라
용기있게 내가 찾아가서 사과를 해야지.

이대로 말도 못 하고 헤어지면 평생 후회할 것같다.
사과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다면 정말 괴롭겠지만
진심으로 내가 미안했고 사랑했었다는
내 마음을 다 말하고 나면 후련할 것같다.

책장에 꽂혀 있는 신경림의 시집을 들고
그 남자의 집앞으로 가서 무작정 앉아서 기다렸다.


♥그 남자♥
소주를 사서 오는데 집앞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앗! 그녀였다!
꼬질꼬질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고개를 돌렸다.
근데 그녀가 내 앞으로 다가오더니 펑펑 운다.

"오빠 내가 너무 잘못했어요.
오빠를 두고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하다니
정말 미안 했어요." ㅠㅠ

그리곤 한 권의 책을 줬다.
책 제목은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 노래>였다.


♥그 여자♥
그 남자가 왔다. 가슴이 먹먹하다.
그를 보니 눈물이 펑펑났다.
내 사과를 받아줄지는 모르지만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는 멍하니 아무 말도 없었다.

조용히 돌아섰다. 이제 후회는 없다.
진심으로 사랑했었다는 말은 차마 못하고
시집만 주고 돌아서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달려와 내 팔을 잡았다.


♥그 남자♥
갑자기 그녀가 나타나서 너무 놀랐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가 사과하는데도 멍하니 서 있었다.

돌아서서 가는 그녀를 보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를 다시 못 본다면 죽을것만 같았다.
나는 비록 소심한 놈이지만 이번엔
용기를 내어 달려가 그녀의 팔을 낚아챘다.

그녀를 와락 껴안고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
한손으로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리곤 키스를 했다.........
우리의 첫키스였다.
하늘에 별들도 우리를 축복하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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